[국립현대미술관] 4인의 미술가들이 들려주는 색과 형태의 실내악, ‘인터플레이’

Spread the love
트렌드 이야기
[국립현대미술관] 4인의 미술가들이 들려주는 색과 형태의 실내악, ‘인터플레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규모가 상당히 넓어서 여러가지 전시들이 한꺼번에 진행됩니다. 지난번에는 ‘시징의 세계’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그와는 컨셉이 색다른 전시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제6전시실, 창고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장제작설치 <인터플레이>입니다.

<인터플레이>는 회화, 조각과 같은 미술 고유 영역에서 건축,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하여 협업하는 국제 예술가 4인이 한 팀으로 선보이는 설치 예술입니다. 인터플레이(interplay)는 상호작용이라는 의미인데요. 4인의 협업을 드러내기에 적당한 명칭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지난번 ‘시징의 세계’에서도 한중일 삼국 예술가들이 함께 협업을 했었는데, 요즘은 콜라보레이션이 대세인가 봅니다. 

2556494C55C019A224

<인터플레이> 전시에서는 개성과 개념이 서로 상이한 유형의 작품들이 4개의 공간에 각기 배치되어 있는데요. 각 공간을 통과할 때마다 전혀 새로운 느낌을 체험하게 됩니다. 작가들은 독자적이면서 동시에 유기적인 공간 배치를 통해 장소의 미학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듯 보입니다. ‘혼돈의 활력’을 예찬한 다문화주의자 ‘호미 바바’는 가장 창조적인 형태가 이러한 ‘사이에 낀 상태’에서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보았는데요. 다양한 것들로부터 오는 자극이 없이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235F504C55C019A320

아바프는 엘리 수드브라크’와 ‘크르스토프 아메이드 피아송’이라는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예술가 팀의 명칭입니다. 이들은 드로잉, 페인팅, 네온 조각,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레이디 가가나 꼼데 가르송과 같은 가수,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해 왔는데요. 대중 매체 속 이미지를 차용, 새로운 패턴을 구성하고 그것들을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대중문화화 우리의 삶 사이에서 여러가지 경쾌한 실험을 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2676E94C55C019A515

244ECC4C55C019A728

공간을 구성하는 색채와 패턴이 참으로 다이나믹하죠? 밖에서 우울한 느낌이 들다가도 이 공간으로 들어오면 갑자기 경쾌한 활력이 솟아오를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27638E4C55C019A91E

2369B94C55C019AB1B

로스 매닝은 호주 비르즈번에서 활동하는 작가인데요. 빛, 소리, 움직임 등 기본적인 요소를 통해 자신의 창조적 사유를 펼쳐보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작품 <스펙트라>는 RGB컬러의 전광과 날개 달린 모터로 작동하는 프로펠러를 결합한 것인데, 선풍기의 바람에 의해 천천히 회전합니다. 가색법의 원리에 따라 RGB 컬러가 합쳐지면 흰색의 빛을 내는데요. 각 색의 형광등은 무작위로 회전하며 광학적으로 반응하며 서로 다양한 빛을 합성해 냅니다.

215A2E4C55C019AC24

2772994B55C019AD20

단지 조명이라고 생각했던 형광등에 여러가지 색깔과 움직임을 줌으로써 예전 미술 시간에 보았던 모빌처럼 빛의 모빌을 재현해 낸 듯 합니다. 색채를 다변화한다면 모종의 영감을 얻는 공간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편 일상 생활을 하기에 적합한 조명은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267A794B55C019AF1D

2165814B55C019B125

지니서는 공간이 하나의 유기적 다면체로 변화되는 상황들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선과 색채로 이루어진 2차원 회화를 공간으로 확대시키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진 속의 작품은 허난설헌의 시 ‘유선사’를 조형적 감수성을 통해 형상화해 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뜨개질 하듯 엮어낸 빨대 구름과 한지를 말아 표현한 고선적인 흐름이 구름 낀 산과 바위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빚어 냅니다. 그림에서만 보던 산수화를 입체적인 공간에서 체험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2678804B55C019B21E

2660584B55C019B428

처음 보았을 때는 바닥에 쌓아 올린 장판과 하늘에 걸린 그물들을 보며 작가가 뭘 표현하고자 했는지 감을 잡지 못했는데요. 작자의 의도를 투사하여 바라보니, 설치된 사물들이 2차원을 입체화한 메타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2677DE4B55C019B51E

227BB14B55C019B71C

오마카 신지는 선종사상의 개념을 바탕으로 과학자, 건축가, 디자이너 등과 함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온 작가입니다. 작품의 특징은 끈, 천, 버블과 같은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해 공간 전체를 몽환적으로 변화시키고 극적인 현상을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2313E14F55C019B716

276D064F55C019B928

그의 작품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의 감각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줄들이 드리워진 내부로 들어가면 안 쪽에 빛이 드러나는 공간이 나옵니다. 뭔가 속세에서 환계로 넘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선종사상 개념을 바탕으로 작업을 한다는 것이 확실히 실감되었습니다. 작가는 사색과 매개의 공간 역할을 하는 일본 전통 건축과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관객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빽빽한 줄들을 헤치면서 들어갈 때 뭔가 몽환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키긴 하더군요.

26798B4F55C019BB22

지난 20세기 전반을 지배했던 엄숙주의로부터 자유로워진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개인 사유에서 벗어나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인터플레이>라는 제목 하에 네 명의 작자들이 선보인 작업은 좀 실험적인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공간에 대해 색다른 느낌과 영감을 체험하기에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시는 8월 23일가지이니, 관심있는 분은 직접 체험을 해 보시면 좋겠군요.

Leave a Comment